카카오 택시 '팁' 도입시도(부정적 반응 높아)

 우리가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 거의 등장하는 얘깃거리는 '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카카오모빌이 '감사 팁'이란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한 달 적용한 결과를 1천 명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는, 놀랍지 않게 부정적 의견이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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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 '감사 팁' 시범도입 후

앞서 말씀드렸듯이 해외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느낀 것의 반대로, 우리나라에 오신 외국분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부분 중 하나가 '팁 문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해진 가격만 지불하면 되는 우리의 문화가 그들에게는 낯설지만 좋은 이미지를 주었을 겁니다. 물 한병, 사이드 접시 하나에도 가격을 책정하고 철저하게 받는 생활을 하다가 한 상차림도 놀라운데, 추가도 공짜이니...

 

택시

 

감사 팁 도입 후, 설문 조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앱에서 택시 기사에게 팁(봉사료)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시범적으로 도입해서,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팁 기능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우리의 정서로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만약에 다른 나라의 팁 문화가 체험해 보니 좋았다고 느꼈다면, 해외에 다녀와서 너도나도 이 문화를 우리나라에도 바로 적용하자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그런 얘기를 들어본 분은 아마 없으실 겁니다.

 

감사 팁은 강요나 대가성이 아닙니다?

맞죠. 강요나 대가성이 아니라도 70 퍼센트의 사람들이 부정적 의견을 냈다면, 그 사항은 아직은 논할 시기가 아닌 것입니다. '정'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이 대표적인 서양 문화인 '팁'을 쉽게 받아들이고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아무리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그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각박해서가 아니라 우리와 그들은 다른 문화에서 살아와서 그런 겁니다.

 

택시 요금의 잔돈 받으시나요?

택시를 이용하고 요금을 내는 방법은 요즘 기준이라면, 카드 결제가 대부분이고 현금 결제는 많지 않을 겁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주로 카드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예전 약간의 잔돈이 남으면 어떻게 할지 잠깐 고민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몇 백 원이면 잔돈을 받지 않았지만, 요금이 8천 원, 9천 원이 나왔는데 만 원 지폐를 내고 그냥 내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했었나요?

 

시기도 좋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에 버스 요금도 올랐고, 곧 지하철 요금 인상도 있을 지금, 팁이라는 평소 원치 않던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부담하라고 하면, 좋아할 분은 많지 않습니다. 모든 일은 시기가 중요합니다. 경기가 좋고, 일자리도 넘쳐나는 활력 있는 경제상황이라면, 그때는 이런 시범 도입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환율이 1300원을 넘고 있고, 대중국 수출은 예년보다 많이 준 상태이고, 길었던 코로나의 후유증은 언제 다시 제자리로 오게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필 이렇게 안 좋은 시기에...

 

좋은 뜻은 압니다만

제가 원하는 장소로 안전하게 데려다주신 택시운행하시는 사장님께 저도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상황이 급했다면 그 감사함은 더 크죠.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대중교통의 요금이 조금이라도 인상되면 서민들의 지갑은 가벼워집니다. 예민해진다는 말이죠. 어느 분은 이런 팁 문화의 도입에 적극 찬성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수결이 어떤 경우에는 횡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면, 택시나 음식점, 다른 서비스를 받고서 우리가 먼저 팁을 드릴 것입니다. 문화는 그야말로 사는 모습이고 오래된 습관이기 때문에 바뀌는 데에는 그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한 법입니다. 좋은 문화라는 생각이 몸으로 머리로 느껴지면 그때는 저절로 바뀔 것입니다.

 

저는 이번 '감사 팁'  도입 시도에 참여했다면, 아마 반대에 체크를 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 의견이라서 이유를 자세히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약 70 퍼센트에 속하는 시민이라고 생각하시면 무리가 없겠습니다. 제 글을 택시를 업으로 하시는 사장님께서 읽으신다면 섭섭하시겠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팁 이란 문화가 뿌리내리기에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