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저의 일상을 핑계로 나라에서 큰 행사가 있는지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뉴스에서 준비미흡이니 이런 단어가 눈에 띄면서 잼버리에 관한 기사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번 행사의 오점은 분명 있고, 그럼에도 누구를 가장 큰 잘못으로 내세우느냐 보다는, 그래서 무얼 바로잡아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손님을 청해놓고
보통 가정에서도 내 아이의 친구가 집에 오면, 있는 거 없는 거 모두 내놓고 평소와는 좀 다르게 부드러운 목소리 톤으로 대하는 것이 인지상정 일 텐데, 몇 만 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행사에 준비가 미흡이라뇨? 언제 얼마의 인원이 오는지 알았으면서 왜요? 이 무더위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부족하고 더럽다는 게 말이 되나요? 행사에 참여하려고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이 정도여도 되나요? 한 사람당 참가비가 600만 원가량이라는 말은 제가 들어도 큰 금액이었습니다.
어릴 적 걸스카웃의 기억
저의 국민학교 시절의 기억 한 모퉁이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반 친구들 중에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을 하는 아이들이 좀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단정한 단복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돈된 모습이 그리고 그들만의 캠프라도 간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내년에는 하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을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때,,, 오랜 시간이 흘러 많이 흐려졌지만 그 걸스카웃과 보이스카웃의 세계적인 모임이 잼버리이다 보니 제게는 이 행사가 또 한 번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매개체였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부모님들께
제대로 된 프로그램도 못하고, 너무 더운 날씨와 좋지 않은 환경으로 내 자식들이 며칠 동안 불편한 곳에서 고생만 한 일은 소송감이 맞습니다. 저라도 화가 나서 어디라도 화풀이를 해야 좀 분이 풀렸을 겁니다. 그렇지만 평생 한 번 참가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고생한 기억으로 채우긴 했어도, 이 또한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한 행사도 있었고, 드물긴 하지만 이번처럼 총체적 난국이었던 행사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부끄러운 줄 알고 미안해하고 있음을 그 부모님들은 아실까요? 얼마나 죄송하면 급한 대로 가장 자신 있다고 생각한 아이돌 공연을 준비했을까요? 잼버리의 정신은 생각도 못한 대한민국이 많이 부끄러운 며칠이었습니다.
저도 자식 키우는 사람이라서
저 역시 고등학생의 학부모라서 내 자식이 며칠 동안 무더위에 불결한 환경에서 지내다 왔다고 하면 화가 났을 겁니다. 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불특정 다수를 욕했을 겁니다. 아이를 진정시키느라 제가 더 화를 표출했을 거고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우리나라가 다른 많은 국가에 빚을 진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행사 참여자가 10대의 어린 친구들이고요. 먼 미래까지 가지 않아도 이런 불상상가 생긴 이유는 밝혀야 하는 건 맞습니다.
새만금 잼버리의 교훈
며칠 동안의 안 좋은 기사들을 접하면서 계속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공무원들 참 편하게 안일하게 일한다'였습니다. 지위가 조금만 높으면 국민을 누르려 하지를 않나, 책임질 일이 있어도 남 탓만 하고, 한 두 번 봐온 일이 아니지만 참 별로입니다. 자신의 급여를 국민으로부터 받아서가 아니라도 자신의 할 일조차 망각하며 불필요한 답사나 다녀오고 준비도 엉성했다면 그 책임은 물어야죠.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다른 한쪽에서는 이번 일을 본보기로 다시는 대한민국을 엉터리 국가로 보이지 않게 행정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있을 더 많은 행사를 잘 치러내지 않으면, 힘겹게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위상이 우습게 무너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여러분, 일 좀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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