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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내일

내가 아는 건 레인 맨(Rain man)이 다인데 5

by jinny jinny2023 202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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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를 앓는 아이를 낳으리라는 상상은 누구도 못하듯, 귀하디 귀한 내 첫아이가 마음이 아픈 아이라는 건 정신력이 강한 저 조차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장애 판정을 받은 날, 밤새 검색에 검색을 하고 난 후, 바로 치료를 시작하리라고 다짐했지만, 가끔씩 이 현실이 너무 무겁고 버거운 날도 숱하게 있었습니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과 함께,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고, 혹자는 진정한 여성이 되는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한 편으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참고 버텨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든 안 하든, 육아에 쏟는 시간과 노력은 출산 전에는 없던 일이었으니까요. 저는 늦은 출산으로 좀 더 힘겨웠고 거기다가 아픈 아이를 양육함으로 많은 에너지와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자라요

어릴 때의 여러 가지 걱정거리들이 모두 소거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감정표현력도 좋아졌고, 주관도 생기고 질투심도 생기고, 타인과 협업도 가능하고... 발달장애가 아닌 발달지연의 아이가 맞기도 하지만, 자폐증상이 너무도 뚜렷했던 아이라서, 속도는 느리지만 매일 조금씩이나마 자라고 있는 지금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아이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남들처럼 사춘기 청소년이 하는 옳지 않은 행동과 말을 저희 아이도 합니다. 비장애아이보다 더 버겁기는 하지만 선을 지키며 이 시기가 잘 넘어가도록 바라고 있습니다. 성인이 돼서 전공부(특수학교에서의 2년 대학과정)를 마치고 회사에 들어가서 돈 많이 벌고,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야무지게 표현하게 된 아이가 기특하고요.

 

장애판정받던 날을 회상해 보면

절망에 가까운 장애판정을 받던 날, 저는 이 아이를 혼자서 설 수 있게 하리라고 맹세했고, 그래서 어려운 고비가 와도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어릴 때보다는 아마 성인이 되고 그 이후에 더 많은 시련이 있지 싶어서 지금부터 운다면 매일 울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이나 슬픔에 빠져있을 시간에 아이에게 맞는 치료와 집에서의 교육이 아이를 조금이나마 성장하게 할 것이기에, 세상 밖에서 가끔씩 느끼는 좋지 않은 시선을 전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저희 아이가 어른이 되고 나이가 더 들어서 제가 늙어 보살필 수 없게 된다면, 이 사회가 제가 여태 해온 만큼의 비중으로 아이를 케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장애인에 관련된 여러 제도가 생겨나고 발전하고 있지만, 현실적 지원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죠. 부모인 제가 오래도록 아이 곁에서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더 개선되고 또 배려해야 저와 같은 부모님들이 덜 불안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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