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을 두 아들에게 시킨 엄마로서, 아데노이드 수술이 어떤 것인지 정보를 조금 드리고자 이번 글을 올립니다. 저는 남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전적인 것인지 체질인지 모르겠지만, 두 아들 모두 코골이가 심해서 코골이 수술을 해야 하나 걱정을 하던 중, 작은 녀석의 코골이가 심상치 않아서 친정엄마를 비롯한 지인 찬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웬 코골이?
전 첫아이를 서른아홉에 출산을 해서 노산 중에 노산이었습니다. 손주 키우듯이 애지중지하던 중 아이들이 대여섯 살 쯤부터 잘 때 코골이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엽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하다가 차츰 두려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잘 때 잠을 잘 깨게 되고 입도 벌리고 자느라 감기도 자주 걸렸습니다. 주변에는 이렇게 어린 나이에 코골이를 하는 경우가 없어서 일단 가까운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코골이 수술을?
아이들이 연년생이어서 큰 녀석이 여섯 살, 작은 녀석은 다섯 살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이렇게 어린 나이에 코골이 수술을 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겁이 났던 것 같습니다. 치료는 해주어야겠는데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수술이라는 것은 어쨌든 과정도 겁나고 수술 후의 고통의 시간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집 앞 소아과에서는 아데노이드가 비대한 경우 그럴 수 있다며, 일단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씀과 함께 소견서를 써주셨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수술 날짜가 잡혔습니다
어린 나이의 수술을 걱정하던 저는 3차 병원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수술을 하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설명 듣는 순간 바로 수술 날짜를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술의 후유증도 별로 없고 크게 어려운 수술이 아니라고 하시니 저의 걱정은 기우였나 싶었습니다.
귀여운 내 아들 몸에 칼을 대다니
저는 수술의 경험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다섯, 여섯 살의 아이의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은 어미로서 너무 미안하고 겁나는 일이었습니다. 1박 2일 입원 예정이어서, 수술하는 전날 입원해서 다음 날에 퇴원하기로 하고 입원실로 갔습니다. 아이들은 2인실에서 누워서 편하게 TV도 보면서 해맑게 있는 순간에도 저와 남편은 말할 수 없는 긴장감으로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새벽부터 수술방으로
저희가 병원에 입원한 때가 7월 말이어서 그때는 방학을 이용해서 수술하는 학생들로 병원이 바빴습니다. 그래서 예정시간보다 일찍 수술방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괜찮다는 말을 수 천 번 건네고는 아이 둘을 수술방으로 들여보내며 울컥하는 감정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만지기도 아까운 내 아들들을 세상에... (극성스러운 엄마라 여기시겠지만 늦게 본 자식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영겁의 시간이 흐르고
수술 대기시간과 수술하는 시간 그리고 회복시간까지 하면 두 시간이 넘게 걸려서나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취가 덜 깬 상태라서 아파서 울지는 않는데, 두 녀석 모두 불편한 인상으로 나왔습니다. 기특하기도 하고 미안도 하고 여러 감정으로 아이들을 안아주고 비비고 난리를 치니 남편은 대범한 척 "큰 수술도 아닌데 뭐"라며 아이들에게 남자임을 일깨워 주고 있을 때, 마침 같은 날 수술했던 동창의 딸내미도 고생했단 말을 전하러 이방 저 방을 쫓아다니면서 아이들이 무사히 나와준 것만 해도 감사한 마음에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져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데노이드 제거 수술은 여름에
예전에 편도선 수술을 하려면 여름에 하라는 말씀이 기억이 났습니다. 일단 수술을 마치면 찬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정도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낫겠단 생각에 여름방학 기간에 날짜를 잡았던 것입니다. 비위도 약하고 간도 작아서 차마 아이들의 입 안을 보여달라는 말을 할 순 없었습니다. 오히려 보여줄까 봐 긴장하고 있는데, 다행히 아이들이 시간이 흘러도 아프거나 다른 부작용을 얘기하지 않는 겁니다. 배 고프다고 해서 우유 사주고 그다음은 아이스크림(바닐라) 사주고 하니, 오히려 평소에 설탕 많다고 자주 안 사주던 아이스크림을 큰 통으로 사주니 애들은 좋아라 했습니다.
며칠 동안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요
당연한 일이지만 목젖 부근이라 뜨겁거나 딱딱하거나 짜고 매운 음식을 피하시는 것을 아실 겁니다. 처음에는 미음으로 시작해서 흰 죽으로 가고, 2 ~ 3일 후에도 죽을 오래 주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이고 혹시 급하게 일반식으로 먹여서 탈이 날까 두려워서 하루 이틀 죽을 더 먹였습니다.
아데노이드 절제 수술 이후
아이들은 아데노이드 비대로 코골이가 심했었고, 병원에서 절제 수술을 받고 별다른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른처럼 큰 소리로 코를 골던 둘째도, 입을 벌리고 자서 감기를 달고 살던 첫째도 수술 후에는 잠도 잘 자고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비교적 간단했던 수술로 아이들의 일상이 바뀌었습니다.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잦은 감기도 나아졌고, 별 무리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수술해 주신 의사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고 며칠 고생한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혹시 주변에 심한 코골이로 걱정이신 분들은 이비인후과에 진료를 받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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